
Убийца незнакомец Чон
Fandom: Т/И , BTS, BLACK PINK
Created: 8/22/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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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자의 눈에 띈 이방인
서울의 밤은 낮보다 화려했다. 러시아에서 온 혼혈아인 김T/I에게 이 도시는 동경의 대상이자, 동시에 낯선 이질감을 주는 공간이었다. 투명하리만큼 창백한 피부와 대조되는 칠흑 같은 긴 생머리, 그리고 동양과 서양의 매력이 묘하게 섞인 갈색 눈동자는 길을 걷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T/I는 자신의 외모가 가진 위험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대학 입학을 앞둔 설렘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건은 일주일 전, 편의점에서 돌아오던 좁은 골목길에서 시작되었다. 가로등이 깜빡이는 어두운 길목에서 T/I는 누군가와 강하게 부딪혔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앞을 제대로 못 봐서… 정말 죄송해요.”
T/I는 서툰 한국어로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부딪힌 남자는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T/I가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는 숨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약 185cm는 되어 보이는 훤칠한 키, 탄탄한 체격이 느껴지는 검은 코트, 그리고 조각처럼 빚어진 얼굴 속에 자리 잡은 차가운 눈매와 붉고 도톰한 입술. 그는 마치 현실 세계의 사람이 아닌 것처럼 아름답고도 위태로워 보였다.
남자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무심한 듯, 그러나 무언가를 꿰뚫어 보는 듯한 시선으로 T/I를 잠시 응시했을 뿐이다. 그리고는 마치 유령처럼 그녀를 지나쳐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날 밤, T/I는 이유 모를 오한에 몸을 떨었다. 그의 눈빛이 마치 먹잇감을 발견한 맹수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는 사실을, 그녀는 그때 알지 못했다.
일주일 후, T/I는 절친한 친구들인 제니, 지수, 로제와 함께 거실에 모여 앉아 있었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었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한국 생활에 적응해가던 중이었다. TV에서는 긴급 속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최근 서울 일대에서 20대 미만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범인은 피해자들을 납치해 끔찍한 성범죄를 저지른 뒤 살해하는 잔혹한 수법을 쓰고 있으며…”
앵커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화면에 범인의 몽타주와 함께 CCTV에 포착된 흐릿한 실루엣이 나타났다. T/I는 들고 있던 컵을 떨어뜨릴 뻔했다. 화면 속 남자의 체격, 걸음걸이, 그리고 모자 사이로 살짝 드러난 그 서늘한 눈매. 일주일 전 골목에서 마주쳤던 그 남자였다.
“어머, 세상에… 저 사람 진짜 잘생겼는데 소름 돋는다. 저런 얼굴로 그런 짓을 한다고?”
제니가 팔을 문지르며 몸서리쳤다. 지수와 로제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뉴스를 지켜봤다. 하지만 T/I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심장이 터질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날 밤, 그가 자신을 쳐다보던 그 짧은 찰나의 순간이 머릿속에서 반복 재생되었다.
그 남자의 이름은 전정국. 그는 대한민국 상위 0.1%의 부유층 자제들인 박지민, 김석진, 김태형과 어울리며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 화려한 껍데기 뒤에는 뒤틀린 욕망과 광기가 숨어 있었다. 과거의 아픈 사랑으로 인해 망가져 버린 그는, 아름다운 소녀들을 파괴함으로써 자신의 공허함을 채우는 괴물이 되어 있었다.
그 시각, 강남의 한 펜트하우스. 정국은 와인 잔을 든 채 창밖의 야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곁에는 태형과 지민이 나른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정국아, 요즘 뉴스에 네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와. 좀 조심하는 게 어때?”
태형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정국은 대답 대신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그의 머릿속에는 일주일 전 마주쳤던 그 하얀 피부의 여자가 떠올라 있었다. 러시아 인형처럼 정교하고, 겁에 질린 사슴처럼 맑은 눈망울을 가진 여자.
“태형아, 이번엔 좀 특별한 애를 찾았어.”
정국의 입가에 기괴한 미소가 번졌다.
“그냥 죽이기엔 너무 아까울 정도로 예쁘더라고. 그 하얀 살결에 붉은 피가 배어 나오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이 안 가.”
지민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꾸했다.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근데 조심해. 이번 타깃은 외국인이라면서? 일이 커지면 귀찮아져.”
정국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T/I의 거처를 파악해 둔 상태였다. 그에게 법이나 윤리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사냥의 쾌감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며칠 뒤, T/I는 대학 입학 서류를 제출하고 늦은 밤 귀가하고 있었다. 친구들이 같이 가주겠다고 했지만, T/I는 괜찮다며 사양한 것이 화근이었다. 골목길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익숙한 검은 세단 한 대가 그녀의 옆에 멈춰 섰다.
심장이 조여오는 공포에 T/I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차 문이 열리고 건장한 남성들이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김T/I 씨?”
낮고 매력적이지만,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 T/I는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차 뒷좌석에서 내린 사람은 바로 뉴스에서 보았던 그 남자, 전정국이었다.
“아… 저, 저기…”
T/I의 목소리가 떨렸다. 도망쳐야 한다는 본능이 뇌를 자극했지만, 다리가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았다. 정국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
“다시 봐도 예쁘네. 그날 밤보다 더.”
“살려주세요… 제발…”
T/I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정국은 그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아내며 기분 나쁜 만족감을 느꼈다.
“살려달라고? 글쎄. 그건 네가 얼마나 나를 즐겁게 하느냐에 달렸지.”
정국의 신호와 함께 괴한들이 T/I의 입을 막고 차 안으로 거칠게 밀어 넣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T/I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정국의 개인 지하 아지트. 차갑고 습한 공기가 감도는 그곳에서 T/I는 의자에 묶인 채 깨어났다. 눈앞에는 정국이 셔츠 소매를 걷어붙인 채 날카로운 메스를 매만지고 있었다.
“일어났어?”
정국이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광기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너처럼 하얀 피부는 처음이야. 여기에 줄을 그으면 어떤 색이 나올까?”
T/I는 공포에 질려 몸부림쳤다. 묶인 손목이 쓸려 피가 났지만 통증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제발… 돈이 필요하시면 드릴게요. 저희 집은 가난하지만 친구들이…”
“돈?”
정국이 폭소를 터뜨렸다.
“나한테 돈이 필요할 것 같아? 난 그냥 네가 망가지는 걸 보고 싶은 거야. 네 그 맑은 눈동자가 절망으로 탁해지는 그 순간을.”
정국은 T/I의 목덜미에 코를 갖다 대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공포에 질린 그녀의 체취가 그의 신경을 자극했다. 그는 천천히 그녀의 셔츠 단추에 손을 가져갔다.
그때, 지하실 문이 거칠게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정국의 친구인 석진이었다.
“정국아, 그만해. 이번엔 경찰이 냄새를 맡았어. 당장 여기서 나가야 해.”
정국은 짜증 섞인 표정으로 석진을 바라봤다.
“방해하지 마, 형. 이제 막 시작하려던 참이야.”
“아니, 이번엔 진짜 위험해. 태형이랑 지민이도 이미 몸을 피했어. 이 여자애는 그냥 죽이고 처리해.”
석진의 말에 T/I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죽음이 코앞에 닥쳤음을 직감했다. 하지만 정국은 잠시 T/I를 응시하더니 뜻밖의 말을 내뱉었다.
“아니, 죽이기엔 너무 아까워. 데려간다.”
정국은 T/I의 결박을 푸는 대신 그녀를 통째로 들쳐업었다.
“이 아이는 내 새로운 장난감이야. 쉽게 부서지게 두지 않아.”
T/I는 정국의 어깨 위에서 절규했다. 탈출할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더 깊은 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일 뿐이었다.
과연 T/I는 이 미친 포식자의 손아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면 정국이 이전에 죽였던 수많은 소녀들처럼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될 것인가. 서울의 화려한 불빛 아래, 한 소녀의 처절한 생존 투쟁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정국은 차를 몰아 교외의 은신처로 향했다. 백미러로 보이는 T/I의 겁에 질린 얼굴을 보며 그는 묘한 소유욕을 느꼈다. 평소라면 벌써 일을 끝냈을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그녀의 눈 속에 담긴 강한 생존 본능이 그의 파괴 욕구를 자극하는 동시에, 알 수 없는 흥미를 유발하고 있었다.
“T/I라고 했나?”
운전대를 잡은 정국이 낮게 읊조렸다.
“지옥에 온 걸 환영해. 여기서 나갈 방법은 단 하나뿐이야. 내가 너한테 질리는 것. 하지만 내 생각엔… 꽤 오래 걸릴 것 같네.”
T/I는 창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어둠을 보며 눈물을 삼켰다. 친구들의 얼굴, 러시아에 계신 부모님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왔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다. 이 괴물의 심장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는 실낱같은 인간성을 찾아내거나, 아니면 그가 방심한 틈을 타 그의 목을 찔러야만 했다.
어둠을 가르는 자동차의 엔진 소리만이 고요한 밤의 정적을 깨뜨리고 있었다. 포식자와 먹잇감, 그 위험한 동행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